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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로커]를 보고 떠오르는 네 가지 질문

범블러 2022. 6. 22.

영화 [브로커 (Broker, 2022)]는 2022년 6월 8일 개봉한 한국 영화입니다. 세계적으로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의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연출을 맡았습니다.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주연을 맡은 '송강호' 배우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영화 브로커 메인 포스터
영화 [브로커] 메인 포스터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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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영화 [브로커]를 보고 떠오르는 네 가지 질문

    비가 내리는 어느 날 밤, '소영 (아이유扮)'은 한 성당의 베이비 박스 앞에 자신의 아기인 '우성'을 두고 사라집니다. 성당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동수 (강동원扮)'와 세탁소를 운영하는 '상현 (송강호扮)'은 버려지는 아이들을 빼돌려 돈을 받고 사람들에게 팔아넘기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우성 또한 빼돌려 팔아넘기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찰나, 소영이 성당으로 돌아옵니다. 성당에서 우성을 찾지 못한 소영은 경찰에 연락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입니다. 소영의 움직임을 주시하던 동수와 상현은 소영에게 모든 것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사례금을 나누자고 제안하죠. 두 사람의 제안에 어이가 없는 소영. 하지만 마땅히 다른 대안이 없어 두 사람을 따라나서기로 하는 소영. 그리고 상현과 동수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기 위해 이 모든 과정들을 뒤에서 지켜보며 이들의 뒤를 따르는 형사 '수진 (배두나扮)'. 과연 이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요?

    1. 소영은 왜 성당으로 다시 돌아왔을까?

    주인공인 '소영'이 어느 성당의 베이비 박스 앞에 아기를 버리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하지만 이튿날, 소영은 바로 다시 아기를 찾아 성당으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영화 속에는 소영이 왜 다시 성당으로 돌아와 아기를 찾은 것인지에 대한 내적인 동기가 제대로 묘사되어있지 않습니다. '아기를 버린 것을 후회해서 혹은 아기가 잘 있는지 걱정되어서.'라는 추측은 해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영은 사람을 죽인 후 경찰로부터 도망쳐야 하는 상황에서 아기를 버리기로 결심했습니다. 소영이 아기를 버려둔 곳은 베이비 박스 안도 아닌 비가 내리는 차가운 바닥이었기 때문에 아기가 죽을 수도 있는 상태였고요. 결정적으로 영화 속에서 소영은 아기를 베이비 박스 안이 아닌 찬 바닥에 두고 간 이유에 대해 "우성을 다시는 보지 않을 생각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소영이 후회 혹은 걱정에 의해 아기를 다시 찾으러 왔다는 추측이 명확하게 여겨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이렇게 주요 인물의 중대한 결정에 대한 동기가 처음부터 영화 속에서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다 보니 소영이 이후에 상현과 동수를 따라 우성에게 알맞은 입양 부모를 찾아 떠나는 이유 또한 모호해집니다. 극의 초반부에 인물의 내적인 동기를 숨겨두었다면 후반부에 인물의 진심을 알 수 있는 사건을 배치하여 관객이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일만한 서사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영화 [브로커]에서는 그러한 부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아 개인적으로 아쉬웠습니다. 서사가 진행되기 위해 인물의 동기가 기능적으로 이용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죠. 아, 그리고 소영은 아기를 다시 찾으러 와 성당에서 아기를 발견하지 못하고 어디에 전화를 하려고 했던 걸까요? 분명 경찰은 아닐 것 같은데 말입니다.

    2. 동수는 왜 브로커 일을 시작하게 되었을까?

    '동수'는 영화 속에서 보육원 출신으로 누구보다 버려진다는 것의 의미를 잘 알고 있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그런 인물이 어쩌다 버려진 아기들을 팔아넘기는 브로커 일을 시작하게 되었을까요? 같이 브로커 일을 하고 있는 '상현'의 동기는 비교적 명확해 보입니다. '자신의 잘못으로 파탄난 가정을 회복하기 위해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확실한 동기가 있죠. 하지만 동수는 상현에 비해 돈이 궁해 보이지도 않고 자신과 비슷한 아픔을 겪어야 할 아기들을 팔아넘기는 일을 대체 어떠한 계기로 시작하게 됐는지 그 동기가 영화 속에서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습니다. 보육원을 통해 정식적인 과정을 거쳐 입양이 되는 것보다 자신을 통해 새로운 부모를 만나는 것이 아기에게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해서였을까요? 어차피 어떤 과정을 거치든지 낳아준 부모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길러진다는 것이 아기에게는 같은 결과라고 생각해서였을까요? 어떤 이유이든 버려진 아기의 처지에 대한 고민이 동수의 결정에 영향을 주었을 것 같은데, 그런 부분이 영화 속에서 제대로 묘사되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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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수진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수진'은 영화 속에서 상현과 동수의 인신매매 행각을 추적하는 형사로 등장합니다. 하지만 소영이 등장한 후 수진이 이 사건에 보이는 일련의 태도들은 이 사건이 그녀에게 단순히 직업으로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기보다 개인적인 감정들로 사건에 개입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영화의 초반, 수진은 베이비 박스 앞에 아기를 버리는 소영을 바라보며 "버릴 거면 낳지 말라고."라는 말을 내뱉습니다. 이후 상현과 동수를 현행범으로 붙잡기 위해 소영과 뒤로 만나 이야기를 나눕니다. 소영이 아이를 버린 행위에 대해 수진과 소영은 감정적으로 부딪치게 되죠. 소영은 수진에게 "낳기 전에 죽이는 게 낳고 버리는 것보다 죄가 더 가벼워?"라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수진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남자 친구 혹은 어떤 다른 남자와의 관계에서 유산이나 낙태의 경험을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요, 이 또한 영화에서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4. 상현은 어떻게 되었을까?

    상현은 영화의 후반부에 함께하던 일행들과 떨어져 혼자만의 길을 떠나게 됩니다. 상현이 일행과 헤어지면서부터 상현과 관련된 영화의 내용들이 개인적으로는 조금 헷갈렸습니다. 상현을 일행으로부터 떨어지게 만든 동네 건달 동생과는 그 후에 어떻게 된 것인지, 혼자 버스터미널에 앉아있는 상현의 뒤로 흘러나오는 뉴스에서 들리는 살인 사건의 용의자는 소영인지 아니면 다른 누구인 것인지, 상현은 결국 어떤 마음으로 일행을 떠나게 된 것인지. 아마도 영화 마지막 부분 승합차 속에 타고 있었던 것은 상현일 것으로 추측됩니다. 룸미러 밑에 잊을 수 없는 사람들과 행복했던 한 때의 사진을 매달아 둔 채로 상현을 그 후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요? 과연 그 삶 속에서 상현은 행복할까요?

     

    영화 [브로커] 메인 예고편

    오늘은 영화 [브로커]를 보고 떠오른 개인적인 질문들을 가지고 글을 작성해 보았는데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중에서 뛰어난 작품이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생각할 것들이 많은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댓글을 통해 소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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