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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온다]를 보고 떠오르는 세 가지 질문

범블러 2022. 6. 20.

영화 [온다 (It Comes, 2018)]는 영화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 (2007)], [고백 (2011)] 등의 작품으로 이미 한국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가지고 있는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최근 연출작입니다. 일본에서는 2018년에 개봉하였고 한국에서는 2019년 제23회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 초청받아 전회차 매진을 기록했습니다.

 

영화 온다 메인 포스터
영화 [온다] 메인 포스터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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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영화 [온다]를 보고 떠오르는 세 가지 질문

    영화 [온다]는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첫 번째 본격적인 공포영화입니다. 평범해 보이는 집에 찾아온 정체를 알 수 없는 '그것'의 횡포로 인해 초현실적이고 의문스러운 사건들이 이어지고 결국 그 집에 살던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파국을 맞이하게 되는 오컬트적인 요소가 강한 영화입니다. 영화를 보고 난 사람들 중에는 '나홍진' 감독의 [곡성 (2016)]과 [온다]를 비슷한 분위기의 영화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는 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면서 세 가지 정도의 질문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는데요, 영화가 끝난 뒤에도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었던 세 가지 질문들의 답을 저와 함께 찾아보실까요?

    1. 보기왕의 정체는 무엇인가?

    영화 속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공포의 대상으로 등장하는 '그것'. 히데키가 카나를 집안에 소개하기 위해 데려간 가족 제사에서 노인들은 분별없이 뛰어노는 아이들에게 계속 장난을 치면 "보기왕이 나타나 잡아간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망태 할아버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영화가 끝날 때까지 보기왕이 왜 히데키의 가족을 괴롭히는지, 보기왕의 진짜 전체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사실 소설 원작을 가지고 있는데요, 2015년 '제22회 일본 호러소설 대상'에서 대상을 차지하고 우리나라에는 2018년에 출판된 [보기왕이 온다]가 바로 그 소설입니다. 보기왕의 진짜 정체가 궁금하여 원작 소설을 찾아보니 원작에서는 보기왕이라는 단어의 어원이 서양의 '부기맨(Boogeyman)'에서 비롯된 것이라 전하고 있습니다.

     

    영화 온다의 원작 소설 보기왕이 온다
    영화 [온다]의 원작 소설 [보기왕이 온다]

    즉, 히데키의 본가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보기왕은 16세기에 기독교를 전파하기 위해 바다를 건너온 유럽인들이 배에 함께 데려온 요괴라는 것입니다. 히데키의 할머니인 '시즈'는 가정폭력으로 두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남편 '긴지'를 저주하며 집 안으로 보기왕을 불러들였습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히데키 가족에 대한 보기왕의 저주가 시작된 것이라고 원작 소설은 설명하고 있죠. 시즈에 의해 집 안에 발을 들이게 된 보기왕이 손자인 '히데키'와 증손녀인 '치사'에게까지 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설명이라면 어째서 히데키의 어머니인 '스미에'에게는 보기왕의 영향이 미치지 않았는지 궁금해집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원작 소설과 영화 모두 묘사하고 있는 부분이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2. 산속의 소녀는 누구인가?

    영화의 오프닝과 예고편에 등장한 산속 소녀의 정체 또한 미스터리입니다. 사실 이 부분은 원작 소설에서 등장하지 않은 장면입니다. 아이들이나 노인들에게 끊임없이 산으로 가지고 하는 보기왕의 이야기에서 힌트를 얻어 탄생한 장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히데키의 꿈속에 반복해서 등장하며 마을 사람들의 기억 속에도 남아있지만 그 누구도 이름을 말하지 못하는 소녀. 단순히 보기왕에게 잡혀간 아이들 중 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원작 소설에 등장한 히데키의 할아버지인 긴지의 가정폭력으로 인해 살해당한 히데키의 이모에게 영감을 받아 영화 속에서 새롭게 탄생한 캐릭터가 아닐까 개인적으로 추측해 봅니다. 원작에서의 히데키는 이모의 존재 자체도 모른 채 죽음을 맞이했지만, 영화 속에서는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상상력으로 인해 죽은 이모를 잠시나마 만날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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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진짜 강한 사람은 누구인가?

    영화 온다의 주요 인물 코토코
    영화 [온다]의 주요 인물 코토코

    영화 [온다]에서 가장 강해 보이는 캐릭터는 단연 '코토코'입니다. 코토코는 보기왕과의 일전을 앞두고 자신은 소중한 것들을 잃는 것이 두려워서 애초에 소중한 것들을 만들지 않는다는 내용의 이야기를 합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듣고 만화 [20세기 소년 (20世紀少年, 1999 ~ 2007)]의 한 대목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주요 인물인 '엔도 켄지'가 했던 말입니다.

     

    "강해지려는 사람은 약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약하다는 것을 안다는 것은 겁을 낼 줄 안다는 것이고

    겁을 낼 줄 안다는 것은 소중한 것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소중한 것이 있는 사람은... 강하다."

     

    만화 20세기 소년의 주인공 엔도 켄지
    만화 [20세기 소년]의 주인공 엔도 켄지

    이 대사는 저에게 영화 속 '마코토'를 떠올리게 했습니다. 소중한 것을 잃는 것이 두려워 애초에 소중한 것을 만들지 않으려는 코토코와 상처를 입을 것을 알면서도 소중한 것을 만들고 그것을 지켜내려는 마코토. 과연 둘 중에 누가 더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영화 온다의 주요 인물 마코토
    영화 [온다]의 주요 인물 마코토

    저는 개인적으로 후자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이렇게 영화 [온다]를 보고 떠오르는 질문들을 가지고 짧은 글을 작성해보았습니다. 영화를 보신 여러분들은 해소되지 않은 의문이나 떠오르는 질문 같은 것들이 없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댓글을 통해 소통해 주세요!

     

    영화 [온다] 메인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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