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영화/리뷰

영화 [한산: 용의 출현] - 의와 불의의 싸움

범블러 2022. 7. 28.

영화 [한산: 용의 출현 (Hansan: Rising Dragon, 2021)]은 2022년 7월 27일에 개봉한 한국영화입니다. 2014년에 개봉하여 국내 관객수 '역대 1위''1761만 명'을 기록하고 있는 영화 [명량]의 후속작이며 명량해전 보다 5년 전에 벌어진 전투인 '한산도 대첩'을 주요한 영화적인 사건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한산-용의-출현-메인-포스터
영화 [한산: 용의 출현] 메인 포스터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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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산도 대첩의 역사적인 흐름

    1592년 4월, 100년이 넘게 이어진 일본의 전국시대가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의해 끝나자 통일된 일본은 대담하게 일본 밖으로 눈을 돌려 조선을 침략합니다. 당시 평화로운 시대가 오랫동안 이어지며 국방 문제에 소홀했던 조선은 약 보름 만에 수도인 한양을 빼앗기며 국가가 멸망할지도 모르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게 되죠. 조선을 빠르게 점령한 일본은 명나라로 진출하려는 야망을 가지고 군수물자를 안전하게 확보하기 위해 육군과 수군이 협력하여 전라도를 약탈하며 안전한 물길을 확보하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전라도에서는 우리나라의 '이순신' 장군이 기다리고 있었죠. '한산도 대첩'은 임진왜란 초기에 이순신 장군이 일본군을 상대로 보여주었던 그야말로 압도적인 승리의 전투였는데요. 영화 [한산: 용의 출현]에서는 이 한산도 대첩이 어떠한 시대적인 흐름을 통해 발생하게 되었는지 역사적인 사실에 영화적인 상상력을 더하여 표현하고 있습니다.

    대대적인 캐스팅 교체

    영화 [명량][한산: 용의 출현] 사이에는 8년이라는 비교적 긴 시간의 간극이 있었고 결정적으로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 역할을 맡았던 '최민식' 배우가 [한산: 용의 출현]에서는 역할을 고사하게 되면서 같은 인물들과 비슷한 시기의 역사적인 이야기를 동일한 감독이 연출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주요 인물들의 캐스팅이 바뀌게 되었는데요. 먼저 이순신 장군 역할에는 김한민 감독의 장편 입봉작인 [극락도 살인사건 (2007)]과 시대극으로서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보여주었던 [최종병기 활 (2011)]을 함께하며 좋은 호흡을 보여주었던 '박해일' 배우가 캐스팅되었습니다. 박해일 배우를 캐스팅하기 위해 김한민 감독이 직접 전화를 걸었을 때, 박해일 배우는 자신이 이순신이라는 역사적인 인물에 어울리는지 고민했다고 하는데요. 이에 김한민 감독은 명량에서 최민식 배우가 보여주었던 '용맹한 장수'의 이순신과는 다른 선비와도 같은 '지혜로운 장수'의 이미지로 박해일 배우가 어울린다며 그를 설득해 캐스팅을 확정했다고 하죠. 영화 평론가인 '이동진'은 [명량] 속 최민식 배우의 이순신 장군과 [한산: 용의 출현] 속 박해일 배우의 이순신 장군을 비교하며 최민식 배우의 이순신 장군이 '거센 바다에 내려진 묵직한 닻'과 같은 인상을 주는 인물이라면, 박해일 배우의 이순신 장군은 '바람이 제대로 부는 바다 위에 펼쳐진 팽팽한 돛'과 같은 인상을 주는 인물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순신 장군에 대항하는 일본인 장수인 '와키자카 야스하루' 역할 또한 배우가 바뀌었는데요. [명량]에서는 '조진웅' 배우가 맡아서 연기했지만 [한산: 용의 출현]에서는 '변요한' 배우가 배역을 맡아 연기하게 되었습니다. [명량]에서의 와키자카는 이미 이순신 장군에게 한산도대첩에서 크게 패한 경험이 있어 이순신과의 전투에서 신중한 모습을 보이며 결국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눈 밖에 나게 됩니다. 하지만 [한산: 용의 출현]에서의 와키자카는 임진왜란 초반, '용인 전투'에서 약 2000명의 병력으로 50000명이 넘는 조선의 군대에게 승리를 거두며 기세가 등등한 상황이었죠. 마블의 슈퍼히어로 영화들이 주인공인 슈퍼히어로들을 더욱 부각하고 극적 긴장감을 배가시키기 위해 그 대척점에 서있는 메인 빌런들의 캐릭터를 입체적이고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영화 [한산: 용의 출현] 또한 이순신 장군의 대척점에 서 있는 와키자카 야스하루 캐릭터를 신중하고 위엄 있는 장수의 모습으로 그림으로 인해 외려 이순신 장군의 캐릭터를 더욱 부각하는 효과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배역을 맡은 변요한 배우는 와키자카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표현함은 물론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현대의 일본어와 옛 일본어를 비교하기도 하며 새로운 배역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아끼지 않은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하죠. 그 외에도 주요 인물 대부분의 캐스팅이 바뀌며 [한산: 용의 출현]이 [명량]의 5년 전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만큼 배우들도 전반적으로 나이가 어려졌다는 느낌을 주었는데요, 이순신 장군과 와키자카 캐릭터 외에는 비밀리에 거북선의 설계를 맡았던 '나대용' 역할의 '박지환' 배우와 일본인 신분으로 조선군에 귀화하여 활약한 항왜(降倭) '준사' 역할의 '김성규' 배우 등이 기억 속에 남았습니다.

    명량 vs 한산

    사실 영화 [명량]은 흥행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과는 반대로 전문가들의 평가면에서는 대부분 '졸작'이라는 의견이 많았는데요. 그 대표적인 이유들을 보자면 역사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 관객들에게 설득력을 가지지 못하고 흐릿하게 존재한다는 점과 이야기의 진행을 위해 인물들이 기능적으로 활용되었다는 점. 몇몇 인물들은 이야기의 흐름과 전혀 상관없이 등장하여 그 존재의 의미를 알기 어렵다는 것과 과도한 신파 코드로 관객들에게 억지 감정을 자극한 부분. 역사에 기록된 사실과 다르게 왜곡된 영화의 내용 등등이 있었습니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에서는 전작에 대한 피드백을 잘 수용한 듯한 모습이 보였는데요. 특히 실제 전투가 벌어지기 전까지 적절한 균형감이 느껴지는 서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조선군 측에서는 크게 이순신 장군과 '원균 (손현주扮)' 장군이 서로 의견을 대립하며 한산도 전투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드러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일본군 측에서는 크게 와키자카 야스하루와 '가토 요시아키 (김성균扮)'가 서로 대립하여 내부에서의 전투를 일으키기도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조선과 일본의 내부에서도 주요한 인물들이 서로 갈등하는 모습들을 서로 번갈아 보여주었죠. 그리고 본격적인 전쟁이 벌어지기 전 첩보전을 벌이는 상황 또한 조선군에서는 '임준영 (옥택연扮)'이라는 인물이 생사가 위태로운 상황을 넘겨가며 아군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노력을 보여주고 일본군에서는 와키자카의 조카로 등장하는 '사효에 (이서준扮)'가 스님으로 변장하여 조선군에 침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조선과 일본이 서로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균형감 있게 보여주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은 전작인 [명량]의 단점들을 잘 보완하여 한산도 대첩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을 표현하기 위한 설득력 있는 서사를 보여준 영화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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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믿고 보는 해상 전투 장면

    전작인 [명량]이 치명적인 각본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흥행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에 하나로 손꼽히는 것이 바로 '해상 전투 장면'이었는데요. 이번 [한산: 용의 출현]에서도 그런 명성은 이어집니다. 특히나 명량해전에서는 볼 수 없었던 '거북선'이 등장하며 관객들의 기대를 증폭시켰는데요. 한국의 거북선 연구가들의 의견이 서로 달라 실제 영화 속에서 어떤 모습의 거북선을 구현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기도 했지만 임진왜란 초기에 벌어진 해상 전투에서 가장 실전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형태의 모델을 차용하여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속의 거북선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거북선 외에 한산도 대첩에서 가장 주의해서 봐야 할 것은 바로 조선군이 펼쳤던 '학익진' 진형인데요. 김한민 감독은 [명량]에서와 마찬가지로 전투가 벌어지기 전부터 어떠한 형태로 전투가 벌어질 것인지에 대한 단서들을 관객들에게 제공하며 실제 전투가 벌어지는 상황에서는 전투 전에 계획된 전술이나 무기 등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자세하면서도 영화적인 스펙터클이 느껴지도록 효과적으로 묘사하며 관객들에게 만족감을 전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해상 장면들은 실제 바다 촬영이 아닌 스튜디오 촬영을 통한 컴퓨터 그래픽 합성으로 완성된 장면들이라는 것이 밝혀져 더욱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는데요. 한국영화의 기술력이 어느 정도까지 발전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기록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 메인 예고편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은 430년 전, 조선의 바다와 국가 전체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바쳤던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설득력 있는 이야기와 스펙터클한 장면들로 보여주고 있는 볼만한 대중 상업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댓글을 통해 소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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