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영화/리뷰

영화 [이 안에 외계인이 있다] - 이것이 왓챠의 안목인가?

범블러 2022. 7. 11.

영화 [이 안에 외계인이 있다 (There is an Alien Here , 2019)]는 2021년 2월 3일 개봉했던 한국의 코미디 영화로 한국에서 흔하지 않은 SF 장르로 개봉 당시 기대를 모았던 영화입니다. 2020년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영되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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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 안에 외계인이 있다] 메인 포스터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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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주목한 영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대중적이고 창의적이며 미래지향적인 프로그램을 통하여 '판타스틱 영화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동시에 장르영화의 새로운 경향에 대한 신선하고 다양한 시각을 제공함으로써 관객 및 국내외 영화 관계자들로부터 변함없는 지지를 받아온 국내 3대 영화제 중 하나입니다. 부천영화제에서는 주로 호러나 SF, 판타지 영화 등을 상영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2020년에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영화제 자체가 취소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일부 상영작에 한해 왓챠를 통한 온라인 상영을 진행하며 예정대로 영화제가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소개할 영화인 [이 안에 외계인이 있다]가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코리안 판타스틱: 왓챠가 주목하는 장편' 부문에서 상을 수상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요, 과연 어떤 영화인지 함께 살펴보실까요?

    다양한 캐릭터와 배역을 맡은 배우들

    예민 보스 태권도 국가대표 상비군 출신 '도건태' 역할은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2020 ~ 2021)]에서 주인공인 '소문' 역할을 맡아 폭넓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던 배우 '조병규'가 맡아 연기했는데요. 연출을 맡은 '최은종' 감독은 8명의 사람이 한 공간에 모여 펼쳐지는 이야기를 맛깔나게 살릴 방법을 고민하던 와중에 인물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만 배우들에게 주고, 이름과 디테일한 설정들은 배우들이 직접 새롭게 만들기를 요청했다고 합니다. 도건태라는 이름은 태권도를 거꾸로 한 작명이라고 하는데요. 태권도 국가대표 상비군이라는 인물의 설정에 어울리는 센스 있는 작명인 것 같습니다. 솔직함이 최고, 건태의 전 여자 친구로 등장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배수진' 역할은 영화 [성난 황소 (2018)], KBS 드라마 [바람피우면 죽는다 (2020)] 등에 출연하며 활약해온 배우 '배누리'가 맡아 연기했는데요. 배수진이라는 이름 또한 역할을 맡은 배우는 배누리가 직접 작명한 이름으로 '배수에 진을 친다.'는 뜻을 활용해 인물의 성격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이름이자 배누리 배우의 친언니 이름이라고도 하네요. 외계인 연구 동아리의 수장인 '맹봉학' 박사의 수석 연구원쯤으로 보이는 '민두환' 역할은 SBS 드라마 [열혈사제 (2019)], tvN 드라마 [사이코패스 다이어리 (2019 ~ 2020)] 등에 출연했던 배우 '이현웅'이 맡아 연기했는데요. 맹봉학 박사가 부제한 영화 속 사실상 동호회 리더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불안정하고 어리숙한 민두환 역을 맡아 역할에 어울리는 모습을 잘 보여준 것 같습니다. 민두환과 함께 맹봉학 박사의 연구를 돕던 연구원으로 추측되며 엄청난 식탐을 보이는 '태하명' 역할은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2014)], KBS 드라마 [좀비 탐정 (2020)] 그리고 영화 [염력 (2018)] 등의 작품으로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명품 조연으로 자리매김해온 배우 '태항호'가 맡아 연기했는데요. 태하명이라는 이름은 '명령을 내려받는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지었다고 하네요. 동호회 정식 멤버가 아닌 건태와 갈등을 일으키며 건태의 전 여자 친구인 수진에게 치근덕대기도 하는 진상으로 등장하는 '윤진상' 역할은 과거에는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2003 ~ 2017]의 개그맨으로, 최근에는 영화 [블랙머니 (2019)]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도 활동하고 있는 '윤진영'이 맡아 연기했는데요. 윤진상이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 진상을 부리는 역할이라는 의미로 지었다고 합니다. 잘 모르는 영어로 허세를 부리는 '창석', A.K.A '스톤 창' 역할은 영화 [몽정기 (2002)] 등 다양한 영화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려온 배우 '전재형'이 맡아 연기했는데요. 잘 모르는 영어라고 하기에는 생각보다 발음이 좋아서 놀라웠습니다. 백마 탄 왕자처럼 공주만을 바라보며 사랑밖에 모르는 바보로 등장하는 '백마탄' 역할은 아이돌 'SS501' 출신이자 최근에는 배우로서의 변신을 꾀하고 있는 '김규종'이 맡아 연기했는데요. 영화 속의 사실감 있는 캐릭터라기보다는 연극적인 느낌이 더 강한 백마탄 역을 맡아 최선의 노력을 다한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안드로메다 4차원 '미미' 역할은 MBC 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 (2020)]과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2019)] 등에 출연했던 배우 '윤재'가 맡아 연기했는데요, 상대역인 백마탄에 맞추어 '미미 공주'를 떠올린 작명은 영화의 배역과도 어울리며 독특한 캐릭터를 탄생시킨 것 같습니다.

    연극적인 구성

    영화 [이 안에 외계인이 있다]는 전체적으로 영화라기보다는 연극적인 구성에 더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이야기 전개가 대부분 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과 특별하게 구획이 나누어지지 않은 하나의 공간 속에서 카메라의 프레이밍만으로 마치 다른 공간인 듯한 차이를 두어 각각의 등장인물들이 서로 들어서는 안 되는 이야기들을 들리지 않는 듯 이야기하는 모습 등은 연극의 '방백'이나 조명 등으로 공간을 차별화하여 정보의 차단을 연출하는 연극의 장면들이 떠올랐습니다. 인물들의 대사나 캐릭터 또한 사실적인 영화 매체로서의 접근이라기보다는 보다 과장되고 연출된 듯한 모습이 강한 연극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반적으로 연극 무대를 카메라라는 매개체를 통해 보다 가깝게 보여주었다는 인상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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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복되는 캐릭터

    한 공간 안에서 인물의 대사와 그로 인해 벌어지는 상황들로 영화가 진행되는 만큼 각각의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개성이 매우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영화였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들이 다소 겹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나 주인공인 건태가 보여주는 모습들과 다른 캐릭터들의 특성들이 겹쳐져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한쪽이 빛이 바래는 모습이 보였는데요. 건태의 껄렁한 모습은 진상, 카레를 두 그릇이나 축내며 식탐을 보이는 모습은 하명, 전 여자 친구인 수진과 주접 로맨스를 떠는 모습은 백마탄의 모습과 겹치며 영화가 같은 뉘앙스의 장면들을 몇 번씩이나 반복해서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죠. 개인적으로는 캐릭터를 조금 더 정리해서 보다 적은 캐릭터를 등장시키는 대신아 각각의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개성을 극대화하여 캐릭터 간의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방안을 조금 더 고민해보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3일 만에 만들어진 영화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기 전 '이 영화는 3일 만에 촬영된 장편 영화입니다.'라는 자막이 보이는데요.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3일 만에 80분가량 되는 장편 영화를 촬영했다는 것이 대단하다.'는 의견이 있을 수도 있고, '3일 만에 촬영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물밖에 나올 수 없었구나.'라는 의견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제 생각은 후자에 가까웠는데요. 보통 상업영화의 촬영회차는 적게는 50회 정도에서 많은 것은 100회를 넘어가는 것들도 있습니다. 주 52시간의 근로 조건을 지키며 막내 스태프들까지 철저하게 챙기기 위해 노력했던 영화 [기생충 (2019)]의 촬영 회차가 '77회'였는데요. 기생충의 상영시간이 131분이었으므로 단순 계산했을 때 하루에 약 '1.7분'의 분량을 만들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 안에 외계인이 있다]의 경우 79분의 상영시간에 3회차 촬영으로 하루에 약 '26분'의 분량을 만들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죠. 물론 제작 여건이 다른 상황에서 두 영화를 비교하는 것이 가혹하다는 의견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하나의 장면, 하나의 신을 탄생시키기 위해 더 많은 회차를 촬영한 영화가 더 많은 공을 들였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저런 자막은 쓰지 않은 것이 더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은 작품 그 자체로 평가되어야지, 다른 요소들이 작품의 평가에 개입해서는 안 되거든요.

     

    영화 [이 안에 외계인이 있다] 메인 예고편

    영화 [이 안에 외계인이 있다]는 대사와 상황으로 극을 이끌어간다는 면에서는 영화 [완벽한 타인 (2018)], 외계인 소재를 한정된 공간에서 풀어낸다는 점에서는 영화 [지구를 지켜라! (2003)] 등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물론 이런 작품들을 언급하는 것이 조금 미안할 정도로 작품의 퀄리티가 떨어지기는 하지만 새로운 도전을 했다는 점에 있어서는 높이 사줄 만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신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댓글을 통해 소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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