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영화/리뷰

영화 [새해전야] - 한국판 러브 액츄얼리?

범블러 2022. 7. 10.

영화 [새해 전야 (New Year Blues, 2020)]는 2021년 2월 10일에 개봉한 한국영화로, 새해 첫날을 앞둔 각기 다른 네 커플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풀어낸 영화입니다. 비슷한 구성의 영화 [결혼전야 (2013)]를 연출한 '홍지영' 감독이 만들어 관심을 끌기도 했는데요, 어떤 영화인지 함께 살펴보실까요?

 

영화-새해전야-메인-포스터
영화 [새해전야] 메인 포스터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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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

    새해를 맞이하기 전 일주일의 시간, 여러분은 어떤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시나요? 누군가에게는 다가오는 새해에 대한 설렘의 시간일 수도, 누군가에게는 지나가는 올해에 대한 서글픔의 시간일 수도 있는 이 시간. 지난 2년간의 연말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예년과 같은 시간들을 보낼 수 없어 답답함과 아쉬움이 가득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연말과 새해의 분위기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관객들을 위해 스크린으로나마 그 셀렘과 두려움, 몽글몽글한 사랑의 기운과 희망을 전달하기 위해 애쓴 한 편의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오늘 소개할 [새해전야]입니다.

    배역을 맡은 배우들과 캐릭터의 특징들

    이혼 4년 차,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하는 형사 역할의 '강지호'는 우리에게는 오히려 배우 '한혜진'의 형부이자 축구선수 '기성용'의 손윗동서로 더 잘 알려진 배우 '김강우'가 맡아 연기했는데요. 연출을 맡은 '홍지영' 감독의 전작인 [결혼전야]에도 출연하며 감독과의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가장 편하게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후문입니다. 홍지영 감독은 배우 김강우에 대해 "굉장히 순발력이 좋고 똑똑하며 장난꾸러기 기질이 있어 코미디를 잘한다."라고 평가하며 믿음을 드러내기도 했죠. 김강우는 외로운 싱글남이자 형사인 지호를 연기하기 위해 파격적인 파마머리로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주며 친근하고 귀여운 매력을 어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해지는데요. 그런 이미지 메이킹 때문인지 강력계 형사라는 직업과는 동떨어진 느낌이 되기는 했지만 영화의 분위기와는 잘 어울리는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능력 있는 재활 트레이너이자 클라이밍, 도예 등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기는 완벽주의자 '이효영' 역할은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 (2009 ~ 2010)]으로 얼굴을 알린 뒤 드라마 [시크릿 가든 (2010 ~ 2011)], [별에서 온 그대 (2013 ~ 2014)], [도깨비 (2016 ~ 2017)] 등의 히트작에 출연하며 활약해온 배우 '유인나'가 맡아 연기했는데요. 홍지영 감독은 유인나 배우의 나이팅게일 같은 차근차근한 목소리가 상대의 몸과 마음을 보듬어줄 것 같은 재활 훈련사 역할에 어울린다고 생각하여 캐스팅을 진행했다고 하죠. 유인나 배우는 취미 부자 효영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직접 실내 클라이밍과 도자기 수업을 듣기도 하는 등 완전하게 캐릭터에 녹아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일도 사랑도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아 비정규직인 데다 스키장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무장적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로 떠나는 '민진아' 역할은 우리에게는 [백만장자의 첫사랑 (2006)], [에덴의 동쪽 (2008 ~ 2009)] 등의 작품으로 익숙한 배우 '이연희'가 맡아 연기했는데요. 김강우 배우와 마찬가지로 홍지영 감독의 전작인 [결혼전야]에 출연한 이연희 배우에 대해 감독은 결혼 후 이연희 배우가 더욱 성숙해졌다며 예전이라면 표현하지 못했을 것들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극 중 어느 아르헨티나 레스토랑에서 즉흥적으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이연희 배우는 한국에서부터 긴 시간에 걸쳐 노래 연습을 했고 그 결과 꽤나 분위기 있는 장면이 탄생하게 된 것 같습니다. 반복되는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국을 떠나 아르헨티나에 머물며 와인 배달 일을 하는 '이재헌' 역할은 우리에게는 [올드보이 (2003)], [응답하라 1994 (2013)], [뷰티 인사이드 (2015)] 등의 작품으로 알려진 배우 '유연석'이 맡아 연기했는데요. 홍지영 감독은 재헌 캐릭터를 위해 직접 스타일링을 하고 유연석 배우의 평소 말투를 캐릭터에 녹아들게 하는 등 공을 들였다고 하죠. 재헌은 오랜 시간 동안 아르헨티나에 머물며 현지에 익숙한 설정이었기 때문에 스페인어를 유창하게 구사해야만 했습니다. 이에 유연석 배우는 촬영 전부터 직접 스페인어를 공부했을 뿐 아니라 촬영 도중에도 끊임없이 현지인과 발음을 교정하며 보다 완성도 있는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해집니다. 진아와 재헌이 아르헨티나의 어느 건물 옥상에서 와인과 아르헨티나의 야경에 취해 함께 탱고를 추는 장면은 촬영 전부터 일주일에 두세번 만나 맹연습을 한 결과로 탄생할 수 있었던 장면이라고 하는데요. 하나의 장면을 완성시키기 위한 배우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중국의 예비신부를 맞이하는 여행사 대표 '오용찬' 역할은 우리에게는 [응답하라 1988 (2015 ~ 2016)], [극한직업 (2019)] 등의 작품으로 잘 알려진 배우 '이동휘'가 맡아 연기했는데요, 홍지영 감독은 이동휘 배우에 대해 "사람들은 그에게 코미디를 기대하지만 사실 그는 정극을 더 잘한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죠. 주로 중국을 오가며 여행사 일을 하고 있는 용찬 역을 연기하기 위해 이동휘 배우는 대사의 9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연습하며 원어민 못지않은 중국어 실력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용찬의 에비신부 '야오린' 역할은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중국 영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또 하나의 이야기 (2017)] 등의 작품에 출연하며 중국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신예 배우 '천두링'이 맡아 연기했는데요. 한국 영화에 출연하는 것은 [새해전야]가 처음이며 예비 신랑 '용찬'과의 호흡을 맞추기 위해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하는 등 촬영 현장에서 근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용찬의 하나뿐인 누나로 등장하는 카페 사장 '오용미' 역할은 우리에게는 [도깨비], [아이 캔 스피크 (2017)], [동백꽃 필 무렵 (2019)] 등의 작품으로 익숙한 배우 '염혜란'이 맡아 연기했는데요. 연극에서도 잔뼈가 굵으며 연출적인 고민까지 이해하는 염혜란 배우에게 감독은 많은 자극을 받았다고 하네요. 파라스노보드 국가대표 역할의 '김래환'은 낯이 익은 얼굴이라고 생각했는데 바로 영화 [레토 (2018)]에서 '빅토르 최' 역할을 맡았던 배우 '유태오'였습니다. 실제 독일 출생인 유태오 배우는 독일 입양아 출신인 래환 역할을 맡아 유창한 독일어 실력을 보여주기도 했는데요. 스노보드 선수 역할을 맡기 위해 꾸준하게 스노보드를 연습하는 등 역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하네요. 래환의 오랜 연인으로 등장하는 원예사 '한오월' 역할은 아이돌 '소녀시대' 출신이자 최근에는 배우로 활약하고 있는 '최수영'이 맡아 연기했는데요. 원예사 역할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식물에 대해 공부하고, 연인인 래환과의 깊은 교감을 보여주기 위해 독일어를 익히는 등 역시 역할을 위한 노력을 다했다고 전해집니다.

    눈을 사로잡는 풍경들

    영화 [새해전야]는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 다양한 풍경들로 가득한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것은 한국영화에서 최초로 등장하는 '이과수 폭포' 장면입니다. 세계 3대 폭포이자, 12개의 폭포가 동시에 떨어지며 큰 굉음을 낸다고 해서 '악마의 목구멍'이라고도 불리는 이과수 폭포는 아르헨티나 현지에서도 촬영 허가를 받기가 매우 어려운 곳이라고 하죠. 드론 침수로 인한 환경 문제 때문에 몇 년 전부터는 항공촬영조차 허락해주지 않는 이과수 폭포이지만 [새해전야]의 제작사인 '수필름'과 인연이 깊은 아르헨티나의 유명 영화제작자 '알레한드로 카세타 (Alejandro Cacetta)'의 도움을 받아 세계적인 명소의 모습을 영화에 담아낼 수 있었다고 하네요. 아르헨티나 장면 외에도 영화에는 서울의 청계천, 남산타워, 명동, 코엑스 광장 등 연인들의 주요 데이트 코스와 새하얀 눈이 덮인 강원도의 스키장까지 등장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드는데요. 지난 연말 제대로 된 연말연시 분위기를 느끼지 못해 아쉬웠던 분이 계시다면 영화 [새해전야]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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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은 아쉬운 디테일과 설정들

    짧은 시간 안에 너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담아내려고 하다 보니 각각의 커플들을 통해 진행되는 각자의 서사나 인물 설정, 심리적인 동기 등에 관해서는 빈틈이 있거나 아쉬운 부분들이 보였는데요, 먼저 지호와 효영 커플의 서사에서는 초반부에 효영이 완벽주의자적인 성향을 보이며 자신의 이웃들에게조차 이혼소송 중임을 알리지 않는 모습이 등장하는데 어떤 계기를 통해 지호와 가까워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장면 묘사 없이 갑자기 둘이 함께 효영의 취미생활을 하고 있는 장면으로 이어져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지점이 있었습니다. 이혼이 인생의 오점이라고 생각하며 먼저 이혼을 경험한 지호에게 이혼을 하면 어떤 느낌인지 물어보는 등 두려움이 많고 쉽게 마음을 열지 않을 것 같은 캐릭터의 효영이 특별한 계기 없이 지호와 장난을 치며 취미생활을 함께할만한 친밀한 사이가 되었다는 것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지 않았죠. 신변보호를 담당하고 있는 경찰이 제대로 된 경계 없이 의뢰인과 함께 클라이밍을 하거나 도자기를 만들고 있는 모습 또한 현실적으로 가능한 이야기인지 궁금증도 생겼던 것 같습니다. 지호, 효영 커플 외에 다른 커플들의 서사들 또한 전반적인 기승전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어떤 사건이 벌어졌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냥 해결되어 버리는 밋밋한 전개들이 어어져 아쉬움이 남았는데요. '이혼 후 재활', '청년들의 인생 비수기 극복', '장애인의 사랑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 '국제결혼과 소통' 등 꽤나 시의적절한 소재들로 조금만 더 깊이 있게 고민하여 핵심을 정확하게 짚어냈다면 보다 좋은 영화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을 거 같은데 각각의 이야기들 모두 시나리오 초기의 시놉시스 형태에서 제대로 여물지 못하고 힘이 빠져버린 느낌이라 실망스러웠죠. 굳이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라는 틀 안에 영화 전체를 맞추려고 한 모습 또한 조금은 억지스럽게 느껴졌는데요. 래환과 오월의 서사만 생각해봐도 영화 초반부에서 래환이 경기를 마치고 내려와 오월에게 프러포즈를 하는 장면에서 시작하여 국가대표가 된 래환을 지원해주는 스폰서를 찾고 그 스폰서 측의 입장에 의해 화보 촬영 및 래환과 오월의 사연에 대한 기사가 보도된 후 래환과 오월이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인해 갈등을 겪고 잠시 동안 둘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보내다가 래환이 스키장에서 어떤 아이를 구하기 위해 부상을 입으며 오월이 래환의 진심을 다시 확인하게 된 후 래환은 오월을 더 행복하게 하기 위해 스폰서의 제안을 거절하고 결국 두 사람이 다시 관계의 회복을 이루는 장면까지. 최소한 한 달에서 수개월 정도의 시간 동안 벌어질 일들을 [새해전야]라는 영화의 틀에 맞추어 구겨 넣으려고 하다 보니 억지스러운 부분들이 있었던 거 같습니다.

     

    영화 [새해전야] 메인 예고편

    영화 [새해전야]는 얼핏 영화 [러브 액츄얼리 (2003)]를 떠오르게 하는 멀티캐스팅 형식의 연말 멜로드라마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형식이나 세부적인 디테일들을 조금만 꼼꼼히 따져보면 [러브 액츄얼리]에 비교하기에는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개인적으로는 그 만듦새가 엉성한 느낌이 드는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댓글을 통해 소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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