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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외계+인 1부] - 욕심이 너무 과하신 것 아닌가요, 감독님?

범블러 2022. 7. 21.

영화 [외계+인 1부 (Alienoid, 2022)][타짜 (2006)], [전우치 (2009)], [도둑들 (2012)], [암살 (2015)] 등의 영화들을 만들어 '한국 관객들의 마음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감독'으로 평가받고 있는 '최동훈' 감독의 6번째 장편 영화입니다.

 

영화-외계+인-1부-런칭-포스터
영화 [외계+인 1부] 런칭 포스터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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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관객들의 마음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감독

    영화 [외계인+1부]는 영화 [암살] 이후 최동훈 감독의 7년 만의 신작입니다. 최동훈 감독은 21세기 한국영화에서 빼놓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인물인데요.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 (2004)]부터 영화 [타짜 (2006)] 등을 거치며 '한국형 케이퍼 무비' 장르를 개척하고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둔데 이어 영화 [도둑들 (2012)]과 [암살 (2015)]은 각각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에서도, 작품성면에서도 인정을 받았죠. 이런 성공에 힘입어 이번 [외계+인] 영화 프로젝트는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와 비슷하게 1편과 2편이 동시에 제작되며 약 '400억'에 달하는 제작비가 투자되는 엄청난 규모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개봉 전부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외계+인 1부]. 어떤 영화인지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볼까요?

    [외계+인 1부], 어떤 영화인가요?

    영화 [외계+인 1부]는 최동훈 감독의 이전 필모그래피 중 [전우치]라는 작품과 맥이 닿아있는 영화입니다. 영화 [전우치]는 최동훈 감독의 이전 5개 작품들 중에서 약간은 이질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었던 작품인데요. 다른 4개의 작품들이 '케이퍼 무비 (범죄자들의 모습들을 낭만적으로 보여주는 영화)'의 특성을 가지고 있었던 작품들이라면 영화 [전우치]는 등장하는 캐릭터들만큼은 감독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통통 튀며 생기 있는 모습들을 보여주지만 범죄와는 거리가 먼 도술을 부리는 천방지축 주인공이 시대를 넘나드는 '액션 판타지 모험 시대극'의 모습이죠. 이렇게 영화 [전우치]에서 보여주었던 '한국적인 도술의 세계'에 감독이 어린 시절부터 만들어보고 싶었던 외계인 소재의 'SF 장르'를 접목하여 이전에 어디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최동훈 감독만의 독창적인 세계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외계+인 1부]도 따지고 보면 최동훈 감독의 다른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케이퍼 무비의 요소를 가지고 있는데요. 특히 영화의 현재와 과거 이야기 중에서 과거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고려시대 '신검'이라는 신비한 물건을 사이에 두고 그것을 서로 쟁취하기 위해 등장인물들이 서로 속고 속이는 과정이 케이퍼 무비의 이야기 구조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외계+인 1부]는 감독의 이전 작품들과는 확연하게 구분되는 이질적인 느낌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요. 배우 캐스팅 면에 있어서도 전작에서 감독과 호흡을 맞추었던 배우는 삼각산의 신선 중에 한 명으로 등장하는 '흑설' 역할의 배우 '염정아'와 가면을 쓰는 도사 집단 '밀본'의 수장인 '자장' 역할의 '김의성' 배우 정도가 전부이고 나머지는 모두 감독과 새롭게 호흡을 맞추는 배우들로 캐스팅하여 이전 작품들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최동훈 감독만의 캐릭터, 만날 수 있나요?

    사실 최동훈 감독의 전작들을 살펴보면 영화를 보고 난 뒤 영화의 줄거리나 사건 등은 기억이 나지 않더라도 영화 속 캐릭터나 그 캐릭터가 내뱉은 대사들은 관객들에게 각인되어 오랫동안 기억 속에 남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영화 [타짜] 속 '정 마담 (김혜수扮)' 캐릭터의 "나 이대나온 여자야!"가 있죠. 최동훈 감독의 영화 속에서는 언제나 사건보다 인물이 더 우선시 되며 그 인물이 이끄는 방향으로 사건과 이야기가 흘러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요. 이번 [외계+인 1부]에서는 개인적으로 인물보다 사건이 더 우선시 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영화의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 중 현재의 이야기에서 그런 경향이 보다 두드러졌는데요. 현재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요 인물인 '가드 (김우빈扮)'라는 캐릭터는 그동안 최동훈 감독의 세계에서 보아왔던 생기 있고 특색 있는 캐릭터라기보다는 이야기의 전개를 위해 기능적으로 필요한 캐릭터인 것 같다는 인상을 주었죠. 김우빈에게 관심을 보이는 캐릭터로 등장하는 '민개인 (이하늬扮)' 또한 적어도 1부에서는 왜 등장하는 건지 모를 정도로 그 존재감이 없어 보였고, 형사 '문도석 (소지섭扮)' 역할 또한 외계인을 이야기에 등장시키기 위한 수단으로써의 인물로만 존재할뿐 개별적인 캐릭터의 매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과거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그나마 최동훈 감독 영화의 인물들로서 생기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역시 감독의 전작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떠올리며 비교해보자면 매우 아쉽다는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이렇게 캐릭터들이 영화 속에서 자신들만의 매력을 뿜어내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도 그 캐릭터들이 살아가고 있는 세계 자체를 애초에 온전하게 관객들에게 설득시키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영화 [외계+인 1부]의 세계는 관객들의 입장에서는 난생처음 마주하는 세상입니다. 영화의 주요 설정인 '외계인이 자신의 행성에서 범죄를 일으킨 범죄자들을 인간들의 뇌 속에 가둔다.'는 설정과 그 죄수들을 관리 감독하는 '가드'와 '썬더' 캐릭터에 대한 설명, 범죄자 외계인들이 왜 서로 다른 시공간으로 나눠져서 가두어지게 된 것인지 등 영화의 기본 설정에서만도 궁금한 것들이 넘쳐나는데 영화는 애초에 그런 것들을 설명해 줄 생각이 없다는 듯, 관객들과는 상관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펼쳐놓고 있어 영화가 가진 세계관 자체가 관객들에게 온전히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영화 속 세계 자체가 관객들에게 온전하게 설득되지 않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캐릭터들 또한 관객들에게 제대로 받아들여질 리가 없겠죠. 극장에 영화를 보러 온 관객들은 엄연히 돈을 내고 자신이 원하는 이야기를 보고 싶어 하는 '고객'들입니다. 그런 고객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태도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 지점이었습니다. 더구나 이렇게 큰 제작비가 들어가는 상업영화라면, 보다 더 그런 부분에 신경 써야 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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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심이 너무 과하신 것 아닌가요, 감독님?

    결론적으로 영화 [외계+인 1부]는 저에게 '과도한 욕심이 불러온 소통의 부재'가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한국 관객들의 마음을 가장 잘 안다고 평가받아왔던 감독이 그동안의 성공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관객들을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겠다는 의지로 만든 영화라는 인상이었죠. 물론 관객들을 위한 이야기와 나를 위한 이야기 중에 어떤 것이 더 나은 이야기라고 판단하는 것은 개인의 주관이 달린 문제일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긴 호흡의 독창적인 세계관을 가진 이야기라면 '넷플릭스' 같은 플랫폼에서 보다 긴 러닝타임으로 약 10부작 정도를 기획하여 제작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내년에 개봉할 2부까지 관람해야 [외계+인] 프로젝트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기는 하겠지만 1부를 관람한 지금 현재까지의 의견은 그렇습니다. 영화 [외계+인 1부]는 기존의 한국 영화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세계관으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상을 구축하며 도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면에서는 높이 쳐줄만한 지점이 있는 영화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한국 영화는 SF 장르에서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이라는 평가를 받아야만 할까요? 이제는 보다 정제되고 다듬어진, 한국형 웰 메이드 SF 영화가 탄생할 때도 된 거 아닐까요? 여러분은 의견은 어떠신가요? 댓글을 통해 소통해 주세요!

     

    영화 [외계+인 1부] 메인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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