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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 와칸다의 왕, 블랙 팬서의 죽음

범블러 2022. 11. 20.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Black Panther Wakanda Forever, 2022)]는 마블 코믹스의 캐릭터 블랙 팬서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미국의 슈퍼히어로 영화입니다. 2022년 11월 9일 한국에 개봉했습니다. 각본가 '조 로버트 콜'과 시나리오를 공동 집필한 '라이언 쿠글러' 감독이 1편에 이어 다시 한번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영화 와칸다 포에버 메인 포스터
영화 [와칸다 포에버] 메인 포스터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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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줄거리

    와칸다의 왕이자 블랙 팬서인 '트찰라 (채드윅 보즈먼扮)'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병에 걸립니다. 트찰라의 어머니인 '라몬다 (안젤라 바셋扮)'와 여동생 '슈리 (레티티아 라이트)'가 트찰라를 살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보지만 트찰라는 결국 조상들의 곁으로 떠납니다. 트찰라의 죽음 이후 와칸다는 미국을 필두로 한 세계의 국가들로부터 비브라늄을 공유하라는 압박을 받게 됩니다. 라몬다 여왕은 와칸다의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해 슈리에게 하트 모양 약초에 대한 연구를 계속할 것을 간청하고 와칸다를 방어할 새로운 블랙 팬서가 탄생하기를 희망합니다. 한편 대서양에서는 미국 중앙정보국 (CIA)과 미합중국 해군 특수부대 (U.S Navy SEAL)가 비브라늄 탐지기를 활용하여 숨겨져 있던 비브라늄 퇴적물을 심해에서 찾아냅니다. 하지만 비브라늄 원정대는 '네이머 (테노치 우에르타 메히아扮)'가 이끄는 푸른 피부의 '탈로칸인'들에 의해 공격을 받고 살해됩니다. 대서양에서의 일 이후 네이머는 와칸다의 철통 보안을 쉽게 우회하여 라몬다와 슈리를 찾아갑니다. 네이머는 비브라늄의 존재를 세계에 알린 것에 대해 와칸다를 비난합니다. 그리고 비브라늄 탐지 기계를 만들어낸 과학자를 찾아서 그에게 넘기지 않으면 와칸다를 공격할 것이라고 선전 포고합니다. 슈리와 와칸다의 여장군인 '오코예 (다나이 구리라扮)'는 미국 중앙정보국 요원 '에버렛 로스 (마틴 프리먼扮)'로부터 문제의 과학자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 (MIT) 학생인 '리리 윌리엄스 (도미니크 손扮)'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녀를 찾기 위해 학교로 향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탈로칸인들에게 미행당하고 전투 끝에 슈리와 리리가 탈로칸으로 붙잡혀 가게 됩니다. 네이머는 탈로칸을 외부세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비슷한 처지에 있는 와칸다에게 동맹을 요청하고 이를 거부할 시 와칸다를 먼저 침공할 것이라고 다시 한번 못 박습니다. 그러나 네이머의 방심을 틈 타 슈리와 리리가 탈로칸을 탈출하고 결국 탈로칸과 와칸다의 전쟁이 시작됩니다. 탈로칸의 첫 번째 침공에서 어머니 라몬다를 잃게 되는 슈리. 이후 오랜 연구 끝에 슈리는 하트 허브의 복원에 성공하고 블랙 팬서의 힘을 얻게 됩니다. 와칸다를 굴복시키기 위해 또다시 침공해 오는 탈로칸. 과연 슈리는 탈로칸에 맞서 와칸다를 보호하고 새로운 블랙 팬서 자리와 와칸다 여왕으로서의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까요?

    와칸다의 왕, 블랙 팬서의 죽음

    2020년 8월 28일, 채드윅 보즈먼의 죽음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채드윅 보즈먼과 함께 시리즈를 함께하던 제작진이나 배우들에게는 두말할 필요 없이 엄청난 상실이었겠죠. 1편의 감독을 맡았던 라이언 쿠글러는 채드윅 보즈먼의 죽음을 전해 들은 뒤 깊은 실의에 빠져 속편 영화의 제작을 그만두려 했다고 전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채드윅 보즈먼이 아닌 다른 배우를 섭외해 그의 죽음을 덮어버리는 방식이 아닌, 채드윅 보즈먼의 죽음을 그대로 영화에 반영하는 형식으로 라이언 쿠클러 감독은 채드윅 보즈먼에 대한 깊은 헌사를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2022)]를 통해 관객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초반부터 그런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아무런 배경음악 없이 쓸쓸한 바람소리와 함께 생전 트찰라의 모습을 담은 장면들 뒤로 이어지는 마블 스튜디오 오프닝 로고는 관객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 뒤로도 영화는 시리즈의 주인공을 잃은 것에 대한 슬픔을 이야기의 기저에 깔아 둔 채로 서정적이고 쓸쓸한 영화의 분위기를 형성합니다.

    여성 캐릭터들의 약진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2022)]에서는 여성 캐릭터들의 활약이 두드러집니다. 이미 영화의 제작진 측에서 채드윅 보즈먼을 대신하는 다른 남자 배우를 섭외하거나 CG를 이용해 그의 모습을 복원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순간, 이것은 어쩌면 예정된 수순이었겠죠. 영화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여성 캐릭터들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그 존재감을 보여준 것은 단연 라몬다라고 생각합니다. 라몬다는 영화의 초반, 블랙 팬서가 부재한 와칸다의 비브라늄을 호시탐탐 노리는 세계의 열강에게 강렬한 카리스마로 와칸다의 건재함을 알리며 그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이후 여전히 오빠의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슈리에게 와칸다의 전통대로 상복을 태우라고 말하죠. 트찰라의 죽음을 애도하고 죽음 이후의 세계에서 트찰라가 여전히 와칸다와 이어져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는 자애로운 어머니로서의 모습 또한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후 탈로칸인들에게 슈리가 납치당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자신의 명을 어기고 슈리를 외부세계로 데려간 오코예에게 라몬다는 분노와 슬픔이 섞인 감정을 맹렬하게 표출하죠. 이 부분은 이미 자신의 남편과 아들을 잃은 상황에서 자신의 딸마저 잃어버릴 위기에 처한 라몬다의 마음을 아주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블랙 팬서 (2018)] 1편에서 아들인 트찰라가 아닌 경쟁자 '에릭 킬몽거 (마이클 B. 조던扮)'의 편에 섰던 오코예에 대한 감정 또한 라몬다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했고요. 라몬다의 캐릭터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녀가 너무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입니다. 라몬다는 탈로칸인들의 1차 와칸다 침공 상황에서 정신을 잃은 채 깊은 물속으로 침잠해가는 리리 윌리엄스를 구하려다 익사합니다. 물론 이 사건으로 인해 라몬다 여왕에게 생명을 빚지게 된 리리가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 와칸다를 돕게 되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어머니를 잃게 된 분노로 인한 각성으로 블랙 팬서가 되기 위한 하트 허브를 완성하고 탈로칸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는 슈리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기도 하죠. 그럼에도 여전히 라몬다의 죽음은 영화의 이야기 전개를 위한 계산적인 죽음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전까지 묘사되었던 라몬다의 캐릭터는 리리 윌리엄스를 구하고 본인도 살아남기에 충분한 모습이었기 때문이죠. 이번에는 고개를 돌려 슈리의 캐릭터를 살펴보겠습니다. 1편의 슈리는 통통 튀는 십 대의 모습이었죠. 2편의 초반, 슈리는 여전히 미성숙한 상태로 보입니다. 오빠를 잃은 것을 현실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슈리의 모습이 그런 생각을 뒷받침해 주었죠. 하지만 슈리는 사실상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2022)]에서 주인공을 담당해야 할 포지션입니다. 그런 캐릭터의 무게감에 비해 슈리라는 인물의 존재감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예를 들어 탈로칸인들에게 납치되어 수중도시에 갇혀있는 상황에서 슈리는 다소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탈로칸인을 죽이고 탈출을 감행하면 전쟁이 시작될 걸 알고 있지만 슈리는 그 상황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네이머를 설득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그대로 탈로칸을 빠져나갑니다. 만약 트찰라라면 그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물론 트찰라였다면 애초에 탈로칸에 납치되는 상황에 처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혹시라도 그런 상황에 처했다면 조금 더 현명하고 능동적으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행동을 보였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채드윅 보즈먼이 연기한 트찰라의 빈자리가 가장 크게 느껴진 부분이 바로 그 빈자리를 대신해야 할 슈리 캐릭터의 존재감 부족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라몬다의 죽음 이후 슈리는 분노에 가득 찬 모습을 보이죠. 그래서 하트 허브로 인해 선조들의 공간으로 이동했을 때 트찰라나 아버지인 '트차카 (존 카니扮)'의 모습이 아닌 킬몽거를 마주하게 됩니다. 이 부분의 설정은 흥미로웠습니다. 물론 실제 죽음을 맞이한 채드윅 보즈먼을 다시 스크린으로 불러오는 것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슈리가 킬몽거를 마주한 것에 대한 감정적인 개연성이 캐릭터에게 부여되면서 그 장면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슈리가 자신 안에 가득 찬 분노를 표현하는 모습들에 대한 영화 속 묘사였습니다. 슈리는 이미 오빠인 트찰라를 잃은 것에 대한 상실감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게 어머니의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마땅히 그 감정이 겹으로 쌓인 것에 대한 격렬한 표현이 필요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영화 속에 묘사된 슈리의 모습만으로는 그 감정의 깊이에 대해 느낄 수 없었습니다. 이후 그 상실과 분노의 감정이 용서와 화해라는 상황으로 반전되는 과정 또한 너무 급작스러웠습니다. 전반적으로 슈리라는 캐릭터 자체가 시리즈의 주인공을 책임지기에는 가볍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데뷔하는 캐릭터인 '아이언 하트'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아이언 하트, 즉 리리 윌리엄스 캐릭터는 비브라늄의 위치를 탐지하는 기계를 만들어낸 천재 대학생 과학자로 영화 속에 처음 등장합니다. 그 기계로 인해 자신들의 도시를 외부 세계에 들킬 위기에 처한 탈로칸인들이 리리를 찾아내 없애버리려고 하죠. 우여곡절 끝에 와칸다의 보호를 받게 된 리리는 와칸다의 여왕인 라몬다에게 생명을 빚지게 됩니다. 그 일을 계기로 와칸다의 연구소에서 아이언 하트 슈트를 완성하고 그 슈트를 이용해 와칸다와 탈로칸의 전쟁에서 와칸다를 돕게 되죠. 얼핏 보면 캐릭터가 보여주는 행동의 개연성에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리리, 즉 아이언 하트가 직접 전쟁에 개입하는 부분은 캐릭터 설정을 다소 초과하는 이야기 전개였다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리리는 평범한 대학생이었고 자신을 죽이려고 한 적이라고 할지라도 전쟁에서 아무런 거리낌 없이 사람을 죽이는 모습은 인물의 설정상 너무 많이 나간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입니다. 차라리 슈리를 보좌하는 역할로 전쟁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쿠키영상을 통해 아이언 하트의 등장을 보여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전반적으로 내년에 공개되는 아이언 하트 솔로 시리즈를 위한 마블의 캐릭터 끼워팔기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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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약한 액션과 CG, 네이머의 캐릭터

    전체적으로 생각이 많고 감독의 고뇌가 느껴지는 시나리오와 달리 영화의 액션과 CG는 상당히 부실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슈퍼히어로 장르만이 보여줄 수 있는 과감하고 통쾌한 액션을 기대했던 관객들이라면 꽤나 실망했을 법한 지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최첨단 과학기술을 보유하고 세계 최강국의 위치에 있는 와칸다 병사들의 주 무기가 '냉병기'라는 설정 자체가 영화의 액션 장면을 연출하는 데에 있어 큰 걸림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1편에서부터 지적받아왔던 부분이죠. 원작의 설정이라든지 전통을 중요시하는 와칸다인들의 특성이 반영된 결정인 것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전체를 위해 이 결정이 다시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에서 세계 최고의 과학 기술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적국에 맞서 제대된 전술이나 확실한 무기도 없이 줄을 허리에 묶은 채 창을 가지고 백병전을 벌이는 모습은 지금 생각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영화의 중요한 반동 인물로 등장하는 네이머 캐릭터는 영화의 초반, 날아가는 헬기를 빙빙 돌려서 던져버리는 등 강력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원작 코믹스에서 막무가내로 힘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지상의 사람들에게 복수심을 가지고 있는 것에 나름대로의 명분을 부여하고 자신의 왕국과 백성들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관객들이 감정을 이입할만한 캐릭터로 설득력 있게 각색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초반에 보여주었던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다소 맥없이 블랙 팬서가 된 슈리에게 패배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는 와칸다 병사들의 냉병기와 마찬가지로 블랙 팬서라는 영웅이 가지고 있는 능력의 한계가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늘을 날고, 헐크만큼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네이머 캐릭터에게 슈리의 블랙 팬서가 이기도록 만들기 위해서 네이머가 너무 강해져서는 안 되었겠지요. 전반적으로 와칸다와 탈로칸의 싸움에서 균형을 잡는 것에 영화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메인 예고편

    영화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2022)]는 시리즈의 주인공이었던 채드윅 보즈먼을 추모하고 사람들의 마음속에 그의 기억을 오랫동안 남겨두는 것에 있어서는 성공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슈퍼히어로 장르로서 관객들에게 선사해야 할 쾌감이나 카타르시스와 같은 부분에 있어서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늘에 있는 채드윅 보즈먼은 이 작품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영화를 보신 여러분은 작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가요? 댓글을 통해 소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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