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서비스/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 결말 부분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

범블러 2023. 3. 14.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The Glory, 2022 ~ 2023)]는 2022년 12월 30일에 파트 1이, 2023년 3월 10일에 파트 2가 공개된 한국의 드라마입니다. 공개 직후 한국을 비롯한 다수의 아시아 국가에서 시청률 1위를 차지했으며 전 세계 순위에서는 주간 3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더 글로리 파트 2 메인 포스터
드라마 [더 글로리] 파트 2 메인 포스터

드라마 [더 글로리 (2022 ~ 2023)] 다들 재미있게 보셨나요? 2022년 12월 30일 공개되었던 파트 1 이후 파트 2를 애타게 기다렸던 분들이 많았을 것 같은데요. 드디어 2023년 3월 10일 파트 2가 공개된 후 사람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학폭 피해자 '문동은 (송혜교扮)'이 18년 간의 준비 끝에 자신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가해자들의 삶을 파멸시키는 것으로 드라마는 완전하게 닫힌 결말로서 마무리되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더 글로리 (2022 ~ 2023)]의 서사적인 부분에서는 딱히 상상력이나 추리력을 발휘하여 해석할만한 여지는 많이 없어 보입니다. 다만 마지막 16화의 엔딩 부분에서는 약간의 해석할 거리가 있는 장면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오늘은 그 부분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반응형

    빛을 가리는 먹구름과 성스러운 배경음악

    드라마 [더 글로리] 엔딩 부분 먹구름
    드라마 [더 글로리] 엔딩 부분 먹구름

    문동은과 '주여정 (이도현扮)'은 여정의 아버지를 죽인 살인범 '강영천 (이무생扮)'이 이감된 지산교도소 정문 앞에 함께 도착합니다. 이 부분에서 그레고리오 성가와 비슷한 느낌의 성스러운 배경음악이 깔리죠. 그런데 이때 화면에 비치는 하늘을 보면 구름이 있기는 했지만 햇빛이 비추던 맑았던 날씨의 하늘에 빠르게 먹구름이 드리워집니다. 이윽고 동은과 여정이 어둠 속에 잠기자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한다는 말을 주고받은 뒤 열리는 교도소 문을 향해 함께 걸어 들어가죠. 두 사람이 교도소 안으로 들어가자 문이 닫히며 [더 글로리 (2022 ~ 2023)] 또한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먼저 환하게 두 사람을 밝히다가 이내 갑자기 먹구름이 드리워지는 하늘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 보겠습니다. 하늘은 관습적으로 '신'이나 '성스러움' 혹은 '천국' 등을 비유하는 상징으로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많은 작품들이 하늘에서 비추는 환한 빛을 통해 신의 계시나 신의 의지 등을 표현해 왔죠. [더 글로리 (2022 ~ 2023)] 엔딩 부분의 먹구름은 이러한 상징에 정확하게 반대되는 표현입니다. 그동안 주변을 비추던 빛이 사라지면서 두 사람은 어둠 속에 잠기게 되죠. 이는 두 사람이 앞으로 함께하게 될 날들이 천국이 아닌 지옥의 모습과 더 가까움을 뜻하는 것 같은데요. 두 사람은 이미 오래전부터 각자 지옥을 헤매고 있었으며 이제 더 이상 혼자가 아닌 연인의 모습으로 함께 그 지옥을 살아가게 될 것이라는 의미로 생각해 볼 수도 있죠. 이 엔딩 장면의 성스러운 배경음악은 지난 파트 1 4화의 초반부에 등장했던 배경음악과 같은 것인데요. 이 장면의 내용은 문동은이 18년에 거친 물밑 작업 끝에 '박연진 (임지연扮)' 패거리에 복수하기 위한 모든 사전 준비를 마치고 마침내 그들 앞에 나타나 앞으로 펼쳐질 처절한 복수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 16화의 엔딩 부분에 4화의 초반부와 같은 배경음악이 흘러나오고 있다는 것은 강영천에 대한 제대로 된 복수를 시작하려는 엔딩 부분의 상황이 박연진 패거리에게 복수를 시작하려는 상황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연출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문동은에게는 교원자격증이 있죠. 아마도 이를 이용하여 교도소의 교정 프로그램 강사가 된 것일 텐데요. 이는 주여정이 그의 메스를 문동원의 복수를 위한 망나니 칼로 사용한 것처럼 문동은 또한 주여정의 복수를 위한 망나니 칼이 될 것임을 암시합니다.

    반응형

    고리타분하긴 하지만 결국 누군가를 구원하는 것은 사랑

    복수를 소재로 한 많은 작품들이 있습니다. 그중에 상당수는 '복수의 덧없음'이라는 주제 의식을 가지고 있는데요. [더 글로리 (2022 ~ 2023)] 속에서도 등장인물인 '하도영 (정성일扮)'의 대사 "복수로 취할 이득보다 돌이킬 수 없는 일에 매달리는 게 더 손해일 것 같은데."로 그런 생각을 전하기도 하죠. 이에 대해 동은의 복수를 돕는 주여정은 동은이 복수를 하는 이유가 삶에 있어 무언가를 더 얻거나 이득을 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저 현재 겪고 있는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기 위한 발버둥이라고 말합니다. 아마도 주여정은 강영천이라는 인물을 통해 동은의 입장을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이겠죠. [더 글로리 (2022 ~ 2023)]의 각본을 담당한 '김은숙' 작가는 자료조사 과정에서 많은 학폭 피해자들의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하는데요. 피해자들이 무엇보다도 간절하게 바랐던 것은 가해자들의 진심 어린 사과였다고 합니다. 김은숙 작가는 이 이야기를 들은 뒤 피해자들이 가해자들에게 사과를 받음으로써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 무엇일까에 대해 오랜 시간 깊은 고민을 했다고 하죠. 그리고 나름대로 결국 피해자들이 되찾을 수 있는 것은 훼손되었던 인간으로서 그들의 존엄과 영광이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이는 그들이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던 것이었지만 가해자들에 의해 박탈당했던 것이고 결국 가해자들의 사과를 통해 이를 되찾으면서 다시 원점에 서게 되는 것이죠. 드라마의 제목이 '더 글로리'인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 입니다. 드라마 속 문동은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복수를 철저히 준비한 사람의 인생이 얼마나 삭막하고 암울한 지 엿볼 수 있습니다. 이 드라마는 절대 '주도적으로 복수에 나서서 행복한 삶을 쟁취하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복수에 모든 것을 건 삶은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그 어떤 이야기보다 잘 드러내고 있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 있기에 지옥 속에서도 동은과 여정은 구원받을 수 있다는 것으로 드라마 [더 글로리 (2022 ~ 2023)]의 이야기는 마무리됩니다. 고리타분하기는 하지만 결국 누군가를 구원할 수 있는 것은 사랑이라는 결론. 멜로드라마 전문가인 김은숙 작가다운 종착점입니다.

     

    드라마 [더 글로리] 파트 2 예고편

    드라마 [더 글로리 (2022 ~ 2023)]는 과거 학폭의 피해자인 주인공 문동은이 18년이라는 긴 세월에 거쳐 복수를 준비해 결국 가해자들에 대한 처절한 응징에 성공하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완벽한 개연성을 갖추지 못했거나 작위적인 부분이 더러 있기도 하고 뜬금없는 멜로 분위기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장면들도 존재하지만 그래도 이야기 전체로서는 사회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깊게 곱씹어 봐야 할 문제들에 대해 의미 있는 화두를 던지며 혹시 현실에서 동은과 같은 삶을 살고 있을 이들에게 위로가 될만한 작품이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작품을 관람하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댓글을 통해 소통해 주세요!

    댓글

    💲 유용한 정보 더보기